
바다를 메워 만든 코스에서의 전반전, 마지막 황제의 별장에서의 후반전
달랏에서 한 번, 붕따우에서 한 번 — 바오다이 황제의 별장을 두 곳이나 가본 사람으로서, 하이퐁 도선에도 별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이번 여행의 그림이 그려졌어요. 마침 바로 그 도선에 하이퐁드래곤링크스CC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엔 하루를 아예 2부작으로 설계했어요. 전반전은 필드, 후반전은 역사.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ㅎㅎ
드래곤 골프 링크스는 도선 바다를 메운 땅 위에 만들어진 코스예요. 바다 근처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바다였던 자리 위에서 치는 골프라는 게 이 코스의 가장 큰 매력이죠. 설계는 그렉 노먼 골프 코스 디자인(Greg Norman Golf Course Design)이 맡은 27홀 국제 규격 코스이고, 드림 드래곤 리조트와 연계된 대형 해안 복합단지 안에 자리하고 있어요. 클럽하우스도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아 시설이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했습니다.
페어웨이를 걷는데 잔디 결이 균일하고 밀도가 있다는 게 발밑에서 바로 느껴졌어요. 라이가 안정적이니 아이언 샷 셀렉션에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다만 쉬운 코스는 아니에요. 그렉 노먼 특유의 전략적인 벙커 배치에 바닷바람이 자연 장애물로 더해지니까, 멀리 치는 것보다 어디에 갖다 놓을지를 계속 계산하게 됩니다. 저는 이날 18홀만 돌았는데, 중반쯤부터 남은 9홀 욕심이 나기 시작했어요ㅎㅎ 다음엔 27홀 풀코스로 다시 올 생각이에요.
라운딩을 마치고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레스토랑에서도 바다 방향이 시야에 들어오는 구조라 오전 라운딩의 여운이 식사 내내 이어지는 느낌이었고요. 하이퐁 해산물 요리를 시켰는데 항구 도시답게 재료 신선도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복합단지 안에 있는 클럽하우스라 시설도 충분히 고급스러웠습니다.
오후에는 차로 얼마 걸리지 않는 언덕 위 바오다이 별장으로 향했어요. 이 건물은 1928년 프랑스 인도차이나 총독부가 지은 별장으로, 처음 이름은 빌라 조제핀(Villa Joséphine)이었다고 해요. 팔각형 구조가 들어간 프랑스식 건축이 인상적이고, 1949년에 바오다이 황제에게 증여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어요. 전쟁을 거치며 훼손됐다가 1999년에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고, 내부에는 황제와 남프엉 황후가 쓰던 공간과 함께 마지막 황제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과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요. 황제가 주로 여름철에 머물렀다고 해서 여름별장이라고도 불립니다.
달랏, 붕따우에 이어 세 번째로 마주한 바오다이 별장이라, 자연스럽게 셋을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 달랏 별장 | 붕따우 별장 | 도선 별장 (이번) |
|---|---|---|
| 서늘한 고산지대, 숲 속의 아늑함이 강한 분위기 | 바다와 언덕이 어우러진 탁 트인 개방감 | 해변 도시의 개방감과 언덕 위 별장의 아늑함, 딱 그 중간 |
프랑스 식민지 시대 건축과 마지막 황제의 이야기에 끌리는 분이라면, 골프 일정에 별장 방문을 끼워 넣는 이 조합이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린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 규모 | 27홀 국제 규격 (이번엔 18홀 플레이) |
| 설계 | 그렉 노먼 골프 코스 디자인 |
| 위치 | 하이퐁 도선(Đồ Sơn) — 바다를 메운 매립지 위 시사이드 링크스 |
| 단지 | 드림 드래곤 리조트 연계 해안 복합단지 내 |
| 특징 | 해풍 + 전략적 벙커 — 코스 매니지먼트형 코스 |
코스 컨디션과 바다 풍경, 그리고 오후의 역사 산책까지 — 하이퐁 골프 여행에서 하루를 가장 알차게 쓰는 조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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